사과는 어렵다. 용서를 청함으로써 상황에 대한 통제권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상대방이 나를 용서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고 자신이 '잘못을 저지른 실패한 인간'으로 낙인찍히는 듯한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은 차마 용서를 구하지 못한다.
1 사과는 갖춰야 할 것이 많다.
'미안해'는 사과가 아니다. 흔히 사과할 때 '미안해' 혹은 '죄송합니다', '실례합니다'라는 말을 자주하는데, 이는 정확히 이야기하면 유감의 표현이지 사과는 아니다. '무엇이 미안한지' 구체적으로 말하고, 자신의 책임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내가 잘못했어(또는 실수했어)"라고 명확히 표현해야 한다.
물론 앞으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개선의 의지나 보상 의사 역시 표현하고 약속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용서를 청해야 진정한 사과다. 말 그대로 "나를 용서해주겠니?"라고 표현하는 것인데, 이는 가장 어려운 사과 표현이다.
이러한 요소를 모두 갖춰야 사과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미안해" 말만 하고 넘어가는 것을 사람들은 사과라 생각하지 않는다.
2 '만일' 혹은 '그러나'라는 표현은 금물이다.
사과할 때 '만일'이나 이와 비슷한 조건 수식어를 붙인다면 사과문은 가치를 잃는다. '만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사과의 효과가 감소한다. 이 표현은 당신의 실수를 조건적으로 만드는 최악의 수식어다. 잘못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만일'이라는 표현은 당신의 잘못이 당신의 행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행동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나 민감성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표현은 피해자를 격분시킬 수 있다. '그러나'라는 표현도 사과문에서는 사용하면 안 된다. 우리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책임감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조건 수식어는 사과문에서 지워야 한다.
3 수동태 대신 능동태를 사용하라.
수동태 표현은 책임감을 회피하는 의도로 사용된다. 사과는 주어의 행동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능동태 문장으로 해야 한다. 수동태와 능동태의 구분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과문을 수동태로 작성했는지 분별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수동태 문장에서는 동사가 분명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수동태 문장이 행동이나 행동의 주체를 감추기 때문이다. '내가 실수했습니다'라는 문장을 수동태로 표현하면 '실수가 있었습니다'가 된다.
<뉴욕 타임스>는 이러한 수동태 표현을 "고전적인 워싱턴 언어학적 표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워싱턴의 정치인들이 사과 주체를 모호하게 만들어 '책임 인정'을 회피하려는 비겁한 태도가 내포돼 있는 수동태 사과를 오랫동안 사용하고 즐겨왔기 때문이다. 즉 실수나 잘못을 저지른 '존재'는 인정하되, 책임이나 자신과의 연관성은 부정하고 거부하는 자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수동태 사과를 진정한 사과라 볼 수 없다.
4 서로 번갈아가면서 순서를 진행하라.
서로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과를 할 때 서로 번갈아가면서 순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시작할 때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는 당신에게 사과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사과하는 것이 쉽지가 않네요. 부탁이 있는데 제가 하는 말을 잘 들으시고 그다음에 저에게 당신의 말을 들려주시겠습니까?" 이렇게 대화를 시작함으로써 당신은 상대방에게 무언가 할 말이 있으며, 그 말을 하기가 쉽지 않으며, 상대방이 그 말을 잘 들어주면 좋겠고, 그 후에 당신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겠다는 다양한 뜻을 전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대화에서 우리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답할까 생각하는 데 더 집중한다. 앞서 이야기한 방식으로 사과를 하면 상대방이 당신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5 유머는 사과문에 적절하지 않다.
웃으며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사과는 웃음꽃이 피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심각한 상황일수록 사과는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유머가 긴장된 상황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만 사과할 때는 사과 그 자체를 통해 상황을 진정시키는 편이 낫다. 사과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었다 해도, 실수와 사과문 자체를 너무 가볍게 유머로 대처하다 보면 사과 당사자가 실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6 '내가 무엇을 해드릴까요?'라고 묻지 마라.
사과는 원상 복구를 위한 구체적인 배상 제안과 함께 제시할 때 훨씬 효과적이다. 피해자는 당신이 어떻게 원상 복구를 할 것인지에 대해 먼저 말하기를 기다린다. 전문 협상가들 역시 협상할 때 절대 먼저 자신의 요구 조건을 말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사과는 협상이 아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양극단에서 출발해 협상을 통해 중간 어느 지점에서 만나는 관계가 아니다. 따라서 사과를 할 때는 피해자와 같은 곳에서 출발해야 한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당연히 원상 복구의 책임까지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물어보기 전에 무엇이 공평한지 생각하고 그대로 행하며, 저지른 잘못 그 이상으로 원상 복구하는 관대함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원상 복구는 사과의 마무리다.
7 가정하지 마라.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해라. 사과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최악의 구절은 '당신이 어떤 기분일지 저는 압니다'라는 표현이다. 피해자가 어떤 느낌일지 다 알고 있다고 거만하게 말하는 사람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싶은 피해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가해자가 그런 표현을 하면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신의 아픔을 당연한 것으로 느낀다고 받아들이기 쉽다.
흔한 사과의 표현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사과를 할 때는 피해자가 얼마나 힘든지 상상할 수 없다는 식의 태도로 대화를 해나가야 한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피해자의 아픔을 가정해서 안다고 하지 말고 대신 피해자에게 직접 물어보아라.
8 너무 길게 말하지 마라.
길게 말하다 보면 다툼이 생긴다. 사과할 때 너무 길게 말하면 위험이 커진다. 당신이 잘못했다고 말하고 중단하라.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라. 사과를 잘하다가 너무 말을 많이 해서 망치는 일도 있다.
말을 많이 하면 쓸데없는 변명과 설명을 통해 책임감을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관점과 상대방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이야기를 끊고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행위 역시 위험하다. 사과를 할 때는 상대방의 관점을 변화시키기 위해 논쟁을 해서도 안 된다.
9 미안하다면 얼굴을 보여라.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며 사과하면 성공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사과란 기본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피해자에게 직접 찾아가서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것이 원칙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개인 간의 사과에서는 얼굴을 마주하는 사과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에 한해 전화나 편지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이메일 사과는 아주 경미한 실수나 잘못 또는 온라인상에서의 일이 아니면 절대 하지 말라고 권한다.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며 사과하는 것 역시 성공 확률을 크게 높이는 방법이다.
친밀감을 유지하면 관계 회복 속도도 빨라진다. 물론 얼굴 마주한 채 이름만 부른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완벽한 원상 복구 방안 등을 포함한 사과의 내용과 타이밍 등을 잘 갖춰야 한다. 친밀감은 사과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
10 사과의 문장은 '나'라는 표현으로 시작한다.
나를 앞세울 때 진심이 전달된다. 사과를 시작하는 가장 좋은 표현은 '나'라는 단어다. 사과는 잘못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행동이다. 그렇기에 사과문을 '당신'이라는 단어로 시작하면 당신은 피해자를 방어적으로 만들기 쉽다.
특히 피해자가 흥분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당신이 잘못했습니다. 나도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싸웁시다. 나는 사과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나는 사과하러 왔습니다. 내가 잘못했습니다. 나는 우리의 관계를 소중히 여깁니다. 이제 그만 싸우고 친구로 돌아가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하자.
BAD & GOOD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자.
만일 내 발언이 잘못되었다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잘못된 내 발언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오해가 생겨서 유감이군요. 문제가 더 악화된 것도 유감이고요.
→ 내가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도 죄송합니다.
어떤 느낌일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기분 이해할 수 있어요.
→ 당신이 어떤 느낌일지 저는 상상도 할 수 없군요.
네가 다쳐서 유감이다.
→ 너를 때려서 미안하다.
나도 과거에 당신과 같은 상황에 처한 적이 있어요.
→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알고 싶군요.
<한 마디 사과가 백 마디 설득을 이긴다>
사과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 빠지지 않는 요소다.
제대로 사과할 줄 아는 사람이 리더의 자격을 갖춘다.
오죽하면 한 번의 사과로 지지율을 굳건히 지키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보고
'사과의 리더십'이라 이야기할까. 베스트셀러 <설득의 심리학> 역자가
사과에 관한 책을 번역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쿨하게 사과하라>
관계의 핵심에는 신뢰가 있다. 신뢰는 잘못을 하고 실수에 대해 사과를 할 때 굳건해지곤 한다.
이상한 역학 관계 안에는 심리학, 과학으로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과학 콘서트>를 쓴 정재승이 이 책을 쓴 이유다.
잘못과 실수를 은폐할 수 없는 시대에 인간관계의 숨겨진 법칙은 사과다.
괜히 여전히 사과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인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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